책 읽는 크리스천

‘낙태죄 폐지 시대’를 사는 그리스도인들의 ‘옵션’은

‘성 베네딕투스의 규칙’ 21세기 탈기독교 사회에 적용 |

조회 438|2019-0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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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쁨 가운데 대항문화적으로 신앙의 삶을 살 수 있는

창조의 길을 개척하는 보수적 그리스도인들의 이야기

정치부터 신앙과 가정, 공동체, 교육, 일까지 옵션 탐구

 

베네딕트 옵션

로드 드레허 | 이종인 역 | IVP | 410쪽 | 19,000원

 

“기독교에 대한 위협은 심각하고, 나날이 점점 더 현실로 드러나고 있다. 그럼에도 대부분의 그리스도인은 이를 보지 못하고 있다. 아니, 그보다 보기를 원치 않는다. 차라리 그들은 자신들이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 최상의 상황을 희망하면 모든 일이 잘되리라 믿으며 한다. 또 다른 이들은 제대로 된 정치인에게 투표하면 이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이는 위험한 환상이다.”

 

<베네딕트 옵션>은 급속도로 ‘2천년 기독교 전통과 유산’에서 이탈하고 있는 미국과 유럽 등 서구권 그리스도인들이 “기쁨 가운데 대항문화적으로 신앙의 삶을 살 수 있는 창조의 길을 개척하는 보수적 그리스도인들의 이야기”를 전하고 있다.

 

상황은 좋지 않다. ‘탈기독교 시대를 사는 그리스도인의 선택’이라는 부제처럼, ‘청교도의 나라’ 미국은 이미 우리보다 46년 앞서 낙태를 허용했고, 2015년 연방대법원에서 동성결혼마저 합헌 판결(Obrgefell)을 내리는 등, 사회 속에서 기독교의 색채가 갈수록 옅어지고 있다. ‘기독교의 요람’이던 유럽도 마찬가지다.

 

마치 우리나라 조선시대의 ‘그것’처럼, 그곳에서 기독교는 타파해야 할 ‘수구적 전통’처럼 여겨지는 듯하다. 대표적 기독교 유산인 이번 노트르담 대성당 화재 사건에서 프랑스 국민들과 파리 시민, 전 세계인들의 반응을 보면 꼭 그런 것 같지도 않지만.

 

저자는 정권교체 같은 정치적 움직임을 이끌어내기보다, ‘세상의 소금과 빛이어야 하는’ 그리스도인들의 변화와 실천을 통한 회복을 꾀하고 있다.

 

신학자나 목회자가 아닌 ‘저널리스트’답게, 저자는 ‘기독교 상실’이 진행돼 온 2천년 서구 역사를 간략하게 훑으며 ‘위기의 근원’을 파헤친 다음, ‘정통적 그리스도인들’이 지금 각 분야에 뿌리고 있는 ‘씨앗’들을 보여주면서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내가 <베네딕트 옵션>을 쓴 의도는 우리에게 아직 시간이 남아 있는 동안 교회를 깨우고 자신을 강화하기 위한 행동에 나서도록 고무하는 데 있다. 우리가 살아남고자 한다면 사유와 실천에서 우리 신앙의 뿌리로 돌아가야 한다.“

 


▲베네딕토가 기도한 동굴을 배경으로 세워진 수도원.

 

저자가 꺼내든 카드는 ‘기독교 제국’이었던 서로마 멸망 후 이른바 암흑시대를 통과하며 기독교 문화를 보전하는 데 강력한 역할을 했던, 6세기에 창안된 수도 안내서인 ‘성 베네딕투스의 규칙(Rule of Saint Benedict)’과 여기에 구현돼 있는 ‘기독교적 덕’이다. 책의 제목이 비로소 이해가 된다.

 

이는 이미 철학자 알래스데어 매킨타이어(Alasdair Macintyre)가 책 <덕의 상실(After Virtue)>에서 대안으로 제시한 바 있다. 매킨타이어는 이 책을 쓸 당시 그리스도인이 아니었지만, “또 다른-확실히 아주 다른-성 베네딕투스를 기다린다”고 했다.

 

저자는 이를 위해 직접 이탈리아 노르차에 위치한 성 베네딕투스 수도원을 찾아, ‘성 베네딕투스의 규칙’이 적용되는 현장을 관찰하기도 했다. 물론 그곳은 세속을 등진 이들이 모여 있지만, 그곳 수도승들은 “자신들이 기독교 신앙과 기독교 문화를 회복하기 위해 일한다”고 여기고 있다.

 

6세기 베네딕투스는 그를 따르는 이들에게 세상과 분리되어 사는 법뿐 아니라, 수도원을 방문하는 순례자와 나그네를 어떻게 대접해야 하는지도 가르쳤다. 그들은 순종, 안정, 삶의 회심, 즉 평생에 걸쳐 깊어지는 회개에 전념하는 삶이라는 세 가지 뚜렷한 맹세를 하고 살아간다.

 

“‘베네딕투스의 규칙’은 강인하고 절제력 있는 이들을 위한 삶의 길이 아니며, 평범하고 약한 이들이 신앙 가운데 강건하게 자라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베네딕투스가 자신의 수도원을 만들기 시작했을 당시에는 수도원에서 문자화된 생활 규칙을 채택하는 것이 관행이었는데, ‘베네딕투스의 규칙’은 이전에 있던 규칙을 단순하고 유연하게(비록 우리에게는 상당히 엄격하게 보이지만) 만든 것이다.”

 


▲베네딕토가 기도했던 동굴 내부.

 

저자는 이 규칙이 분명 수도원을 위한 것이지만, 그 가르침은 평신도가 스스로 사용할 수 있게 조정할 수 있을 만큼 간명하고, 그것은 우리를 내적으로 재편성해 우리 마음에 흩어져 있는 것들을 하나로 모아 기도로 이끄는 방식을 통해 진지하고 일관된 그리스도인의 삶으로 인도하는 지침을 제공한다고 강조한다(89쪽).

 

그러면서 ‘성 베네딕투스의 규칙’에 구현된 기독교적 덕이 어떻게 오늘날 모든 신앙인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지, 정치부터 신앙과 가정, 공동체, 교육, 일과 사역 등에서 이를 적용하고 있는 이들을 찾아 보여준다.

 

그리고 마지막으로는, 이 시대의 삶을 총괄하며 교회의 토대를 분쇄하는 두 가지 가장 강력한 현상, 즉 ‘성(性)과 기술’에 직면해 급진적으로 사유하고 행동하는 신앙인들의 지대한 중요성을 고찰하고, 결단을 이끈다. 21세기에 다시 쓰는 ‘성 베네딕투스의 규칙’인 것이다.

 

특히 요즘 한국 교계가 주목하는 동성애와 낙태 등 ‘성(性)’ 윤리 문제를 들여다 보자. 저자는 2천년 전 기독교가 오직 또는 일차적으로 섹슈얼리티를 재평가했다는 게 아니라, 기독교 인간학에서 성이 새롭고 다른 의미를 지니게 됐다고 말한다. “성적 순결과 결혼에 대한 바울의 교리는 외설적이고 성적 착취를 일삼는 당시 그리스-로마 문화에서 해방으로 수용됐다.”

 

하지만 우리는 기독교에 재앙이나 다름없는 성 혁명의 고개를 넘었고, 그것은 성과 인간 인격에 대한 기독교 교리의 핵심에 근접한 부분을 강타해, 사회와 가정과 인간 본성에 대한 기독교의 근본 이해를 뒤집었다. 기독교와 성 혁명 사이에는 절대로 평화가 있을 수 없기에, 성 혁명이 진전함에 따라 기독교는 후퇴하고 있다.

 

‘밀레니얼(Millennials, 1982-2000년 사이에 태어난 신세대)’ 압도적 다수는 동성애자들의 권리를 지지하고, 이들 중 기독교를 떠난 이들은 동성애에 대한 기독교 신앙의 부정적 입장이 자신들이 교회를 떠난 주 원인이었다고 한다. 저자는 그러나 “젊은 층을 유지하기 위해 타협하지 말라”고 주장한다.

 

“상황이 그렇다면 동성애에 대한 교리를 진보적으로 바꾼 주류 개신교파들이나 그 중요성을 평가절하한 진보적 가톨릭 교구가 번창했으리라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 오히려 그들은 더 정통적인 교회보다 더욱 빠르게 붕괴하고 있다.”

 


▲베네딕토의 예배당. ⓒ한평우 목사

 

‘남은 자들’이 살아남고자 한다면 성 혁명에 저항해야 하고, 회중을 유지하거나 확장하기 위해 진리를 희석하는 것은 공동체를 우상으로 만드는 일이다. 목회자들은 지금과 같이 성적 흥분을 추구하는 문화 속에서, 회중들이 신실하게 사는 데 필요한 교리적 가르침과 도움을 거부해 그들의 삶을 더욱 어렵게 만들어선 안 된다.

 

그러나 도덕주의로는 충분하지 않으며, 부모부터 자녀들의 성교육 교사로 나서야 한다. 교회는 공동체의 미혼 남녀들을 사랑하고 지원하며, 우리가 가진 모든 것으로 포르노와 싸워야 한다. 성윤리와 관련해 법률적 문제에만 집중하고 있는 한국교회에 던져진 성찰적 외침이다.

 

동성애자 그리스도인들의 구원을 인정하고 공동체가 그들을 따뜻하게 품어주되, 그들은 이성애자와 달리 결혼의 가능성이 없음을 알려야 한다. 그들도 미혼의 모든 그리스도인과 마찬가지로 순결한 삶을 살도록 부름받았으므로, 짊어지기 무거운 십자가이지만 순종하는 삶에서 거부될 수 없다. 그리고 그 십자가를 홀로 짊어지게 해선 안 된다.

 

“베네딕트 옵션을 실천하는 그리스도인으로서 우리의 과업은, 건강한 순결과 정절이 있는 공동체를 형성해 그 선물을 지켜 다음 세대로 넘겨주는 것이다.” 진리를 사랑하고 사랑한 만큼 지켜내려는 한국 그리스도인들에게, 또 하나의 ‘옵션’이 준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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